본문 바로가기
이성과 감성의 줄다리기

아킬레스건 파열 후 회복일지 (왜 나만 느린가?)

by 마리타임 2023. 1. 7.
반응형
SMALL

 지난해 5/27일 운동 중 아킬레스건이 파열된 후 5/30일 수술 후 대략 223일이 지났고, 개월 수는 7개월을 채웠고 8개월째 접어들고 있는 것이다. 그간 카페 등에서 다른 환우들의 상태를 보면 빠르면 4개월 차에 늦어도 6개월 차에는 러닝을 하며 일상생활은 물론이거니와 운동까지 복귀하는 모습을 보았다. 하지만 8개월째 접어들고 있는 나의 상태는...?

나는 아직 한발 까치발이 되지 않는다. 그리고 아직 완전하게 뛸수가 없다. 다만 걷고 걸으며 일상생활을 할 수 있을 뿐이다. 그럼 걷는 것은 자연스러운가. 답은 아직은 '아니다'이다.

 

내가 느끼기에도 아직 걸을 때 5% 정도 절음이 있고, 오랜만에 지인을 만나거나 하면 아직 조금 다리를 저네?라는 말을 들을 만큼 완벽하게 걷는 상태도 아니다. 그럼 나는 왜 이렇게 회복이 느린 것일까?

 

일단 나 같은 경우 수술법이 다른 사람들과는 달랐다. 일반적인 수술법은 아킬레스건 발목을 세로로 일자로 쭉 절개하여 개봉한 다음 끊어진 아킬레스건을 당겨서 아킬레스건을 실로 단단히 봉합한 후 다시 절개한 피부조직을 촘촘하게 바느질하는 수술법이다.

하지만 나 같은 경우 특수의료기기가 삽입될 수 있게 가로로 3센티 정도 절개한 다음 아래위로 네 군데 구멍을 뚫어서 기계를 넣은 다음 아킬레스건을 당겨서 인대 텐션을 맞춘 다음 단순 봉합으로 마무리한 수술법이다.  

 

내가 받은 수술은 장점은 아킬레스건 회복 과정에서 치명적인 감염의 우려가 적다는 점 그리고 수술 후 통증이 거의 없다는 점을 들 수 있겠다.

 

그러면 단점도 있지 않은가,

단점은 회복과정이 느리다는 것이다. 세로로 길게 절개한 수술법 같은 경우 애초부터 단단하게 아킬레스건을 잡아놓기 때문에 아주 빠르게 발을 땅에 딛게 하고 회복과정도 그만큼 빨라서 일상 회복이 시기가 빠르다.

 

하지만 나 같은 경우

발을 땅에 딛는 시기는 약 2.5개월 뒤였으며 운동화 보행도 수술 후 3개월을 채우고 했었던 것 같다. 그리고 재파열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초기에 재활을 거의 하지 못했다.

카페에 올라오는 다른 환우들의 케이스를 보면 나 경우는 확실히 느렸다. 수술한 발을 땅에 디뎌 체중을 부하하는 시기도,  목발을 졸업하는 시기도, 그리고 운동화 보행을 하는 시기까지. 

 

우리 몸에서 가장 두껍고 중요한 인대인 아킬레스건이 끊어져서 다시 잇는 수술을 했기에 최소한의 회복기간을 1년을 둔다라고 하지만 다른 환우들과의 재활속도나 회복속도를 비교했을 때 조급한 마음이 들것도 사실이고 가끔은 현타나 자괴감이 들기도 했다. 수술 후 오랜만에 만나는 친척들이나 친구들이 요즘은 좀 어떻냐는 말을 반복적으로 들을 때마다 진전이 없는 것 같은 내 상태를 생각하며 대답하기 싫어질 때도 많았던 것 같다.

하지만 세상 모든 것은 상대적이라 하지 않았던가. 나는 마음을 고쳐먹기로 했다. 나만의 몸의 속도에 따르기로 말이다.

 

생각해보면 카페에 상태를 올리는 환우들은 우리 아킬레스건 파열 환자들의 아주 일부분이다. 그래서 그 상태를 일반화, 평균화해서 생각할 필요가 없다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우리의 몸은 그 기능과 회복 속도에서 차이를 보일 수밖에 없다. 한 4주 전쯤인가, 나도 빨리 회복하고 싶어서 매일매일 까치발 연습을 하고 보폭도 크게 걷고, 걸을 때 일부러 오르막을 찾아서 걸었다. 그렇게 한 일주일을 하고 나니 아킬레스건에 바로 통증이 찾아왔고 덜컥 재파열에 대한 공포가 찾아왔다. 나는 다시 걸을 때 절뚝거리면 최대한 아킬레스건에 부하를 안 주려고 했고 모든 재활을 중단하고 일주일 동안 최소 보행만 하고 지냈다. 그렇게 아킬레스건에게 휴식을 주니 통증은 사라지고 아킬레스건의 힘이 예전보다 더 붙은 느낌이 들었다.

 

내가 하고 싶은 말을 요약하면

절대 조급하게 생각하지 말자라는 것이다. 나도 아직 완벽히 회복하지 않았고 회복하는 과정에 있지만, 다른 누군가의 속도를 따라서 재활을 하거나 조바심을 가지면 오히려 역효과만 불러올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저마다 몸의 속도가 속도가 다르고 한계치도 다르다. 그리고 아킬레스건은 1년이든 2년이든 시간이 지나면 제 기능을 발휘한다.

 

아킬레스건 파열 환우들은 이제 막 걸음마를 배우기 시작한 아기와 같다. 아기들이 처음에는 절뚝이며 걷다가 결국 나중에는 잘 걷고 뛰고 하지 않던가. 절단된 아킬레스건을 이어놓은 우리의 발목은 이런 아기들의 발목보다 힘이 없고 기능적으로 뒤떨어졌을 수도 있다. 그렇기에 시간을 두고 천천히, 내 몸이 주는 신호와 반응을 느끼며 내 몸에 감사하며 재활하는 게 정신건강이 좋다.

 

글을 마무리하면서 작은 바람이 있다면 내가 이 글을 다시 읽게 되는 6개월 뒤에 '아 나도 이런 시절이 있었구나' 하면서 회복한 아킬레스건을 소소히 어루만져주는 그런 날이 찾아왔으면 좋겠다.

반응형
LIST